SEC. 보안 5 MIN READ UPDATED 2026. 05. 01.

텔레그램 투명성 봇으로 내 정보가 넘어갔는지 확인하는 법

텔레그램 공식 @transparency 봇을 사용해 한국 수사기관에 얼마나 많은 사용자 정보가 제공됐는지 직접 확인하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888 익명번호와 일반번호의 차이도 정리합니다.

BY LIBRETIP 편집 K.H. DIGITAL SECURITY DISPATCH
VERIFIED 이 글의 기술적 사실과 가격 정보는 기준으로 검증되었습니다.

“텔레그램이 경찰한테 내 정보를 넘긴다고?”

뉴스에서 봤을 거다. 텔레그램이 한국 경찰 요청의 95%에 응답하고 있다는 이야기. 그런데 정작 궁금한 건 이거다 — 대체 얼마나, 어떤 정보가, 누구한테 넘어가고 있는 건지.

텔레그램은 이걸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공식 봇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부터. 이름은 @transparency. 대부분의 사용자가 존재조차 모른다.

@transparency 봇이 뭔가

텔레그램이 직접 만든 투명성 보고 봇이다. 역할은 단순하다.

각 국가별로 수사기관이 텔레그램에 “이 사용자 정보 내놔라”고 요청한 건수, 그리고 실제로 정보가 제공된 계정 수를 분기별로 보여준다.

봇이 보여주는 데이터는 두 가지다.

  • Requests — 수사기관이 보낸 정보제공 요청 건수
  • Users affected — 그 요청으로 실제로 정보가 넘어간 계정 수

이 수치는 내 텔레그램 계정에 등록된 전화번호의 국가코드를 기준으로 해당 국가의 보고서를 보여준다. 한국 번호(+82)로 가입했으면 한국 데이터가 뜬다.

직접 확인하는 법

텔레그램 앱에서 검색창에 @transparency를 입력한다. 공식 봇이 뜬다. 대화를 시작하면 “Request a report” 버튼이 나온다.

누르면 현재 분기의 투명성 보고서가 출력된다. 내 계정 국가코드 기반으로 해당 국가의 수치가 나온다.

웹에서 보고 싶으면 te-k.github.io/telegram-transparency에서 전 세계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건 Human Rights Watch 기술자 Etienne Maynier가 봇 데이터를 크라우드소싱으로 수집해서 정리한 사이트다.

한국 수치 — 구체적으로 얼마나 넘어갔나

2024년 10월, 두로프 체포 이후 텔레그램이 한국 수사기관 요청에 응답하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0이었다. 말 그대로 0.

그 이후 수치는 이렇다.

2024년 4분기(10~12월): 요청 270건 → 658명 정보 제공

2025년 1분기(1~3월): 요청 372건 → 1,137명 정보 제공

3개월 만에 요청 건수가 38% 늘었고, 정보가 넘어간 계정 수는 73% 증가했다. 한국 경찰이 텔레그램 협조 채널에 익숙해지면서 요청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뜻이다.

비교하면 감이 온다. 같은 시기 인도는 분기당 9,00012,000건을 요청한다. 미국은 2024년 4분기에 900건이었다. 한국의 270372건은 절대 수치로는 적지만, 인구 대비로 보면 상당히 높은 편이고,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경찰청 발표 기준으로는 요청 응답률 95% 이상, 요청 후 24시간 이내 응답이다.

888번호와 일반번호 — 협조 구조가 다르다

텔레그램 가입 시 쓰는 번호에 따라 수사기관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달라진다.

일반 전화번호(+82 등)로 가입한 경우:

수사기관이 텔레그램에 요청하면 가입 시 사용한 전화번호와 접속 IP 주소가 넘어간다. 전화번호는 통신사를 통해 실명으로 연결된다. IP 주소는 VPN 없이 접속했다면 거주지나 사용 위치를 특정할 수 있다.

이 경로가 현재 한국 경찰의 주요 검거 수단이다.

+888 익명번호로 가입한 경우:

+888 번호는 텔레그램이 Fragment라는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블록체인 기반 가상 번호다. TON(The Open Network) 블록체인 위의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로 발행된다.

수사기관이 텔레그램에 정보를 요청하면? 전화번호 대신 +888 번호가 넘어온다. 이건 통신사에 조회할 수 없다. 실명 연결이 안 된다.

여기서 “그러면 888번호 쓰면 안전한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완전한 익명은 아니다. 이유가 있다.

+888 번호는 Fragment에서 TON 코인으로 구매한다. 이 구매 내역은 TON 블록체인에 공개 기록된다. 블록체인은 거래 기록을 지울 수 없는 구조다. 수사기관이 블록체인 분석 도구를 사용하면, 그 번호를 누가 샀는지 역추적할 수 있는 단서가 존재한다.

실제로 voan8 채널의 분석에 따르면, @transparency 봇에서 888번호 기반 계정에 대한 협조 건수는 0건이다. 텔레그램이 888번호 계정에 대해서는 수사기관 요청에 다르게 대응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건 텔레그램이 보호해주는 게 아니라, 넘겨줄 전화번호 자체가 수사에 쓸모없기 때문일 수 있다.

핵심은 이거다. 888번호가 통신사 조회를 막아주는 건 맞다. 하지만 IP 주소는 여전히 넘어간다. VPN 없이 888번호만 쓰면 IP로 잡힌다.

내 상황에 맞게 판단하기

🟢 일반 사용자 — 텔레그램으로 친구랑 대화하고, 뉴스 채널 구독하는 정도라면 이 수치는 상관없다. 수사 대상은 이용약관 위반으로 신고된 계정이다. 투명성 봇은 “텔레그램 정책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감 잡는 용도로만 쓰면 된다.

🟡 민감한 상황 — 직장 내부 비리 신고를 준비하거나, 민감한 취재원과 연락하는 경우. 텔레그램이 IP와 전화번호를 넘기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위협이다. 투명성 봇으로 현재 협조 수준을 파악하고, 시그널(Signal)로의 전환을 고려할 때다. 시그널은 서버에 넘길 데이터 자체가 없는 구조다.

🔴 OPSEC 필요 — 인권 활동가, 분쟁 지역 NGO 관계자처럼 신원 노출이 물리적 위험으로 이어지는 경우. 텔레그램 일반 채팅은 서버에 평문 저장된다. 비밀 채팅만 종단 간 암호화(E2E, End-to-End Encryption)가 적용된다. 888번호 + VPN을 쓰더라도 텔레그램 서버에 대화 내용이 남는 구조 자체가 위험하다. 이 수준이면 텔레그램은 선택지에서 빠져야 한다.

다만, 선은 분명히 있다

텔레그램이 수사기관에 정보를 넘기기 시작한 건, n번방 이후 수년간 비판받아온 무책임에 대한 대가다. 딥페이크 성착취물, 아청물 유포, 마약 거래 — 이런 범죄의 가해자를 잡을 수 있게 된 건 분명히 좋은 변화다.

투명성 봇의 수치가 올라가는 걸 보고 불안해지는 사람이 있을 거다. 근데 그 불안이 “나는 일반 사용자인데 괜히 무서운 건 아닌지”에서 온다면 — 걱정 안 해도 된다. 수사 대상은 명확하다.

불안이 다른 데서 온다면, 그건 본인이 제일 잘 안다. 그리고 이 글이 알려주는 건 기술적 현실이지, 범죄를 피하는 방법이 아니다.

정리 — 지금 할 수 있는 것

텔레그램 @transparency 봇은 수사기관 협조 현황을 사용자가 직접 검증할 수 있는 유일한 공식 채널이다. 뉴스 헤드라인 대신 1차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수 있다.

한국 수치는 빠르게 늘고 있다. 2024년 4분기 658명에서 2025년 1분기 1,137명. 텔레그램을 “추적 불가능한 메신저”로 전제하고 쓰고 있었다면, 그 전제를 업데이트할 때다.

확인하고 싶으면 지금 텔레그램에서 @transparency를 검색해서 봇을 열어봐라. 30초면 된다.

자주 묻는 질문

텔레그램 @transparency 봇은 무엇인가요?
텔레그램이 2018년부터 운영하는 공식 봇으로, 각 국가별로 수사기관의 정보제공 요청 건수와 실제로 정보가 제공된 계정 수를 분기별로 공개합니다. 텔레그램 앱에서 @transparency를 검색해 접속하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 수사기관에 텔레그램 사용자 정보가 얼마나 넘어갔나요?
2024년 4분기(10~12월) 기준 270건의 요청으로 658명의 정보가 제공됐고, 2025년 1분기(1~3월)에는 372건의 요청으로 1,137명의 정보가 넘어갔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한국 요청에 대한 응답률은 95% 이상입니다.
텔레그램 888 익명번호를 쓰면 수사기관 추적을 피할 수 있나요?
+888 번호는 TON 블록체인 기반의 NFT로, 구매·전송 이력이 블록체인에 공개 기록됩니다. 전화번호 대신 쓰는 것이라 통신사 조회는 불가능하지만, 암호화폐 거래 추적이나 블록체인 분석으로 구매자를 역추적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완전한 익명이 아닙니다.
일반 사용자도 텔레그램 투명성 봇을 확인해야 하나요?
불법 활동을 하지 않는 일반 사용자라면 투명성 봇 수치에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수사기관이 요청하는 대상은 이용약관 위반으로 신고된 계정이지, 일반 대화를 하는 사용자가 아닙니다. 다만 텔레그램의 프라이버시 정책이 어디까지 변했는지 파악하는 데는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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